영화추천3 홀랜드 오퍼스 (교육자의 소명, 청각장애 아들, 진정한 꿈)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. 1990년대에 개봉했을 때 꽤 유명했던 작품인데, 사는 게 바빠지다 보니 어느 순간 기억 속에서 지워진 거죠. 그런데 최근 다시 마주했을 때, 첫 장면부터 마지막 지휘봉이 내려오는 순간까지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. 영화가 끝난 뒤 한참을 멍하니 있었어요. "우리가 선생님의 교향곡입니다"라는 대사가 귓속에서 계속 맴돌았으니까요. 교육자의 소명 — 꿈을 미루는 사람의 이야기글렌 홀랜드는 처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닙니다. 그는 자신만의 오케스트라 교향곡, 이른바 '아메리칸 심포니'를 완성하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고, 교단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임시방편이었습니다. 아내 아이리스와 결혼한 뒤 생계를 위해 잠시 발을 들인 곳이 바로 존 케네디 고등학교였.. 2026. 7. 10. 프리티 우먼 (복수, 신분차이, 진짜사랑) 솔직히 고백하자면, 저는 한때 이 영화를 그냥 "신데렐라 판타지 로맨스" 정도로 치부했습니다. 그런데 다시 보니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더군요. 복수, 자존감, 그리고 진짜 사랑이 뭔지를 꽤 진지하게 건드리는 영화였습니다. 1990년작인데도 지금 봐도 이상하게 마음에 걸립니다. 쇼핑 복수 장면이 통쾌한 이유영화에서 제일 화제가 된 장면을 꼽으라면 역시 쇼핑 복수 신(scene)입니다. 비비안이 처음 로데오 드라이브의 명품 매장을 찾았을 때, 직원들은 그녀의 겉모습만 보고 사실상 쫓아냈습니다. 그런데 에드워드의 카드를 들고 완벽하게 스타일링을 바꾼 뒤 다시 그 매장 앞에 나타나서 쇼핑백을 잔뜩 들고 한마디 던지는 그 장면, 저도 직접 보면서 주먹을 쥐었습니다.이걸 영화 이론으로 보면 전형적인 캐릭터 아.. 2026. 6. 18.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(세룰리안블루, 네이트빌런설, 미란다철학) 솔직히 고백하자면,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앤디 편이었습니다. 미란다는 그냥 나쁜 상사였고, 앤디는 부당하게 시달리는 피해자였습니다. 그런데 최근에 다시 꺼내 보고는 제 생각이 꽤 많이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. 20년 전 영화가 오히려 지금 보는 사람을 더 불편하게 만든다면, 그건 단순한 영화가 아닙니다. 세룰리안 블루 한 마디가 뒤흔든 것들영화 초반, 앤디는 런웨이 편집부 회의에서 두 개의 비슷한 벨트를 두고 고민하는 동료들을 속으로 비웃습니다. 패션 따위에 진지하게 매달리는 사람들이 우습게 보였던 거죠. 저도 처음 이 장면을 볼 때는 앤디에게 동조했습니다. "저도 솔직히 그 벨트들이 다 똑같아 보였거든요."그런데 미란다가 말을 시작합니다. 앤디가 입고 있는 '촌스러운 파란 .. 2026. 5. 5. 이전 1 다음